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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서신 교환" 공개하자마자 美 압박한 김정은

작성자
특파
작성일
2019-07-23 15:45
조회
237
북미 실무협상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3일 만에 군사 행보를 재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한과 '긍정적인 서신'을 주고받았다고 밝힌 직후 공개된 군사 관련 현지 지도다. 다음 달 초 예정된 한미 연합연습을 문제 삼은 데 이어 김 위원장의 군사 행보로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73일 만의 군사 행보…'판문점 회동' 후 처음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돌아보셨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새 잠수함의 명칭과 규모 제원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동해 작전 수역에 배치돼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문 지역과 시점을 공개하지 않은 채 김 위원장이 잠수함의 작전 전술적 제원과 무기전투 체계를 구체적으로 파악했다고도 설명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동서가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잠수함의 작전능력은 국가방위력의 중요한 구성부문"이라며 "잠수함을 비롯한 해군 무장장비 개발에 큰 힘을 넣어 국가방위력을 계속 믿음직하게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의 군사 행보를 보도한 건 북미 교착 국면이던 지난 5월10일 서부전선에서 장거리 타격수단을 동원한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전한 이후 73일 만이다. 지난달 말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한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이후론 처음이다.

북미 정상은 '6·30 판문점 회동'에서 2~3주 내에 실무협상을 열기로 합의했으나 시한(21일)을 이미 넘긴 상태다. 북한은 다음달초로 예정된 한미 '19-2 동맹' 연합위기 관리연습(CPX)을 문제삼고, 실무협상 재개와 연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실무협상 재개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긍정적 서신교환, 北도 만나고 싶어해"

북한 매체의 이날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북미가 최근 긍정적 내용의 '서신 교환' 사실을 공개한 직후 이뤄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최근 북한과 매우 긍정적인 서신 교환(very positive correspondence)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직접 주고받은 '친서'인지 여부와 서신의 내용, 교환 시점, 경로 등에 대해선 함구했으나 북미간 '신뢰'를 강조하고 실무협상 재개 기대감을 드러낸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실무협상 일정이 확정됐냐는 물음엔 "아니다(No)"라며 "그들이 준비될 때 우린 만날 것"라고 했다. 시한에 얽매이지 않고 서두르지 않겠다는 '속도조절론'을 재확인하면서도 "우린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아마도 그들은 우릴 만나고 싶어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미 실무협상서 '체제보장' 상응조치 요구할듯

이런 상황에서 공개된 김 위원장의 군사 행보는 실무협상과 관련한 다목적의 대미 압박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군사력을 과시하고 무력시위 가능성을 시사해 협상의 주도권을 쥐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비핵화에 따른 상응조치로 체제보장 문제를 확실히 요구하겠다는 암시로도 읽힌다. 북한은 '하노이 노딜' 이후 대북제재 해제에서 체제보장 쪽으로 핵심 요구 조건을 사실상 바꿨다. 한미의 '19-2 동맹' 연습 비난에 이어 나온 김 위원장의 군사 행보가 대북 적대시 정책의 완전한 철회와 체제보장 안전판을 요구하는 대미 압박 메시지란 분석이 그래서 나온다.

미국은 실무협상을 앞두고 '동결'을 비핵화의 입구로 삼아 완전한 핵폐기에 이르는 로드맵 구상을 밝힌 상태다. 북한도 '동결'과 '영변 핵시설 폐기' 등 각 단계마다 미국이 동시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안전보장 상응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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